식량에서 음식물쓰레기까지
- tesspark

- 2017년 10월 17일
- 2분 분량
https://www.npr.org/sections/thesalt/2017/10/17/558095104/anthony-bourdain-urges-americans-to-value-the-things-we-eat?utm_source=facebook.com&utm_medium=social&utm_campaign=npr&utm_term=nprnews&utm_content=2044

얼마전 내가 했던 강연에서 받은 질문과 관련도 되어 있어서 기사공유.
질문은 "가난을 해결하지 않으면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없지 않나...그리고 가난을 해결하려면 더 많은 농작물이 생산되어야 하지 않은가."
빈곤을 없애기 위해 또한번의 녹색혁명이 일어나야 하며 그것이 유전자 혁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농산업의 기업과 과학자, 농공학자들이다. 토목마피아, 원전마피아에 이어 농업에도 그런 집단이 있다. 특히 유엔 등 국제기구 내부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무엇이 문제일까?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다? 식량이 많아지면 인구는 더 증가하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이 빈곤층이 된다. 그럼 죽으라는 말이냐? 라고 되물을 것이다.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하나만 바라본다면 그렇게밖에 볼 수 없겠지만, 최상위 포식자로서 인구를 조절하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전쟁과 재난, 범죄, 질병, 그리고 교육과 문화 등등 많은 ...사회적 요소이다. 물론 부족한 식량과 자원으로 인해 전쟁이나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구 한편에서는 음식물이 남아돌아 소비되기도 전에 버려지는 양이 반에 가깝다. 다른 한편에선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음식물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하는 일이 더 많은 생산을 추구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꼭 하고 싶은 말은 과연 우리가 "우리가 먹는 것"이 중요한 줄 알면서도 그것에 대해 제대로 가치를 매기고 있는가이다. 앤소니 불덴의 말 역시 그 부분을 강조한다. 음식폐기물에 대한 경종의 말을. (여기에 한국의 제도가 소개되는데 조금 오해한 부분도 있다. 암튼)
식량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하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basic needs)이고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치를 충분히 매겨야 한다. 양식이 넘쳐서 시장가치를 그만큼 매길 수 없다면 간접적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해주고 농촌을 떠나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모순, 희소성으로 이해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회복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경 같은 것이 그런 예이다.)
내가 이전 글에도 썼지만, 80년대 말 이후 농촌의 생산성은 그리 늘지 못했고 (헥타당 생산량은 정체) 순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투입되는 자본(농기구 구입 및 관리, 관개수로이용 및 물값, 농약과 비료값, 심지어 종자값까지)이 너무 많은 탓이다. 그런데 농산물의 시장가격은 터무니없이 싸다. 시장가격이 싸다는 말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나친 공급은 세계곡물 시장가에 따른 수입산 농산물의 영향이 크다. 세계곡물시장가격은 매우 요동칠 때가 많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농산물 가격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그 저렴함은 결국 농산물이 매우 넘쳐난다는 것.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층에게는 여전히 비싼 상품일 수 있겠으나 문제는 이런 국가들의 빈곤한 농촌의 생산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데서 빈곤의 악순환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산자가 스스로 연명하지 못할만큼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이것을 산업화된 농업경영, 즉 기업형 농업의 문제로 보고, 이러한 기업들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칼길이나 몬산토, 네슬레 등 많은 기업들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종자들에 대해서도 이득을 취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이 묵었다 아이가~) 생산량이 너무 많아서 더이상 이윤이 남지 않는데 생산할 사람들이 누가 있겠는가. 더 큰 문제는 이런 산업형 농업이 토양과 수질, 나아가 대기마저 망치는 대표적 오염원이라는 사실이다.
농촌 인근의 학교에서 어린아이들이 암에 걸리는 일들이 자주 있어서 역학조사를 했더니 농약때문이었다. 나는 환경문제를 공부하는 사람이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서로 역동적으로 반응하고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은 하나의 분야나 한 섹터만의 해결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늘 이야기하고 다닌다. 매우 복잡한 이 연결고리들을 풀어가는 과정은 마치 얽힌 실타래나 꼬인 슬링키를 푸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인가...그것을 찾는 일이 가장 먼저인데 나는 그것을 농업과 생산으로 바라본다. 고로 환경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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